동생 집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표지와 제목에 이끌려 빌려 보게 되었다.
정조 열풍이 작년과 년초에 대단했다. 이 책은 정조시대에 당시 천재화가였던 김홍도와 신윤복에 관한 이정명의 장편 소설이다.

팩션

팩션은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으로 어느 정도 허구를 개연성있게 써 읽는 이로 하여금 재미를 느끼게 한다. 그점에서 이 책은 훌륭하다. 읽어 보면 알겠지만 신윤복이 여자라는 점, 아버지가 신한평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김홍도가 색맹이라는 점 등....여러가지 점들이 나온다.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꼭 사실일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신윤복이 왜 여자였어야 했는지, 김홍도가 왜 색맹이어야 하는지 책 속에 고스란히 나와 있다.

바람의 화원이었던 그..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보면 이 소설의 화자는 김홍도다.
프롤로그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이 들어 붓 조차 들기 힘든 김홍도는 하나의 얼굴을 떠 올린다.
그들은 사제지간이었다. 정조시대 궁중화실 도화서 생도청에서 여인을 그린 당시로서는 충격적이고 몹쓸 그림이 발견되고, 그림을 그린 장본인을 찾게 되는데 그가 바로 혜원 신윤복이다. 화원 시험에서도'단오풍정'을 그려 도화서를 쫒겨날 처지에 있지만 그 그림을 보고 그의 천재성을 알아버린 교수 김홍도와 형인 영복의 희생으로 화원이 되었다.
화원이 되었지만 여전히 양식을 거부하고, 규율에 어긋나고 마음대로 그리는 윤복, 그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그리고 싶었다. 그린다는 것은 그리워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다.
정조는 김홍도를 불러 십년 전 도화서 수석화원 강수항과 그 수종화원 서징의 죽음을 재 조사하라는 은밀한 명을 김홍도에게 내린다.  강수항은 김홍도의 스승이요. 서징은 그의 벗이다.
조사를 하던 중에 얼굴 없는 초상화를 발견하게 된다.
한편 정조는 궁 밖의 백성의 생활을 알고자 단원과 혜원에게 과제를 내준다. 윤복은 왕에게 동제각화라는 제안을 한다.  같은 제목 아래서  같은 조건을 따라 같은 시간에 화원 제각각의 눈으로 다른 그림을 그려내는 방식이다.
정조의 명을 받은 그들은 팽팽한 그림 대결을 펼친다.  그 과정에서 그린 그림들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유명한 그림들이 나온다. 작가의 상상력이 아니면 도저히 생각할 수가 없는 스토리.. 대단하다. 정말.

그러던 중에 그 살인 사건의 비밀을 하나 둘 알아 가면서 사건의 전말이 나오기 시작한다.

어진화사의 기회를 가진 김홍도와 신윤복, 우여곡절 끝에 왕을 그렸지만 대신들의 평가로 인해 왕 앞에서 그림을 찢는다. 이 일로 신윤복은 도화서를 떠나게 되는데 그날 밤 왕은 둘을 불러 은밀한 비밀을 이야기한다.
왕의 명령을 받은 윤복은 한평의 말대로 김조년이라는 행수 밑에 들어가 수행화원이 된다. 거기에는 그리운 사람도 있다. 바로 기생 정향이 있었다. 김조년은 하루가 멀다하고 대신관료에게 뇌물과 향을을 했고 그 광경을 신윤복은 그렸다. 시간이 지나 비밀의 그림의 단서를 찾게 되고, 정조에게도 사도세자의 얼굴을 신윤복이 모사해 바친다. 사건의 전말을 다 알은 홍도와 윤복은 각오한다. 그림으로 사람이 죽었으니 그림으로 해결해야 하고, 놈이 모르는 사이에 놈을 일격에 쓰러뜨려야한다고.
그 즈음에 김조년은 신윤복에게 제안을 한다. 바로 김홍도와 동제각화를 하라는 것. 뭔가가 두려웠던 것이다.
마지막 그림 대결을 가지면서 김조년은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윤복과 홍도는 복수를 마무리한다.

에필로그 부분에서는 김홍도의 마음이 애달프게 슬펐다.
이 그림대결 이후 신윤복이 사라졌다. 소문과 풍문만 나돌 뿐 일본의 그 유명한 샤라쿠가 그녀라는 말도 있다.
이젠 그는 붓과 함께 당피파를 끌어 안고 줄을 튕긴다. 눈을 감으면 아직 그녀가 생각난다.

마치기

소설에 이렇게 넋놓고 읽어 본 적이 없었다. 페이지마다 해당 그림이 여러 편이 수록이 되었다.  그림을 설명하는 이는 윤복과 홍도였지만 사실 작가 이정명이 아니었나...그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정보와 느낌이 없었다면 그런 글을 도저히 쓸 수가 없다.  수많은 연구자들과 논문의 도움을 받았더라도 말이다.
그림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북리뷰에 충실하고 싶다. 아쉽지만 김홍도와 신윤복, 누구 풍속화를 더 좋아하세요? 로 대신해야 겠다. 9월에는 TV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기대가 크다.
그리고 그림이 전시된 미술관에 가고 싶다.

바람의 화원 1
이정명 지음/밀리언하우스

바람의 화원 2
이정명 지음/밀리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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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쉐아르 2008/09/05 01:05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이 책에 대해 좋은 평이 많더군요. 안그래도 며칠전에 알라딘에서 5만원 적립금을 받았는데... 이 책을 주문해야겠습니다 ^^

  2. 헤헤 2008/09/08 16:59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바람의화원이란 드라마가 이슈화되기 전부터... 학교 교과서를 통해 신윤복과 김홍도의 풍속화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저는 이상하게 신윤복의 그림이 더 끌렸습니다. 김홍도를 폄하하고 싶진 않지만, 제가 보기에는 신윤복의 그림이 훨씬 섬세하고 예술적인 감성 같은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런데 <바람의 화원>에서 신윤복이 여성으로 묘사가 되는 걸 보고, "아! 그럴수도..."로 시작하여, 차츰 "아, 그래서 그랬구나...!" 라는 마음으로 점점 변하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신윤복의 섬세한 감성도 그러하거니와, 뛰어난 자질에도 불구하고 당대에서 김홍도 만큼의 평가를 받지 못한 점, 그리고 이후의 행적이 묘연하다는 점에서, 마치 그것이 역사적 사실이라는 위험한 생각까지도 가지게 되더라구요.
    저는 그동안 드라마나 소설들이 역사의 정석을 흐트러트리고 잘못된 인식을 가지게 하는 걸 매우 싫어했는데, 이렇게 공감가는 역사 거꾸로 보기는 또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드라마도 정말 기대가 되네요~^^

    • BlogIcon 헤밍웨이 2008/09/08 21:05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네..제 생각은 김홍도, 신윤복 두 화원 모두 천재라고 생각되어집니다. 누가 더 좋다고 볼 수 없죠.
      뭐, 소설에서야 그렇게 쓰여졌지만 언제까지나 소설이잖아요. 더 연구가 활발해지리라 생각되어집니다.